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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보도

    [한방 돋보기]알레르기성 비염
    • 작성일2004/12/2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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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방 돋보기]알레르기성 비염

    주위에 감기도 아닌데 코를 훌쩍거리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 알레르기성 비염환자가 틀림없다. 최근 20년 사이에 알레르기성 비염환자가 현저히 늘었다고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 인구의 5분의 1 이상이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도 한 인터뷰에서 이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고 밝혔으니, 바야흐로 알레르기성 비염이 고혈압, 위장병, 당뇨병과 아울러 국민병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환경파괴와 산업화에 따른 대가를 혹독히 치르는 것이라 생각된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증세는 한의학에서의 분체(발작적인 재채기)나 비연(맑은 콧물), 비색(코막힘)에 해당하는 증세를 보인다. 혹은 눈이 가렵거나 피부가 가려운 경우도 있다. 특히 스트레스나 공기오염이 심하거나 환절기의 기온 차이에 적응력이 떨어질 때 더욱 극성을 부린다.
    한의학에서 ‘코는 폐와 통해 있는 구멍’(鼻者는 肺之竅也)이라고 하여 폐의 이상은 코에 나타난다고 한다. 따라서 폐의 기운이 허약해질 때 이런 몇가지 현상이 나타난다고 본다. 아울러 폐와 상하관계로 작동하는 신장의 허약도 코의 이상상태를 가중시킨다.
    알레르기의 양의학적 기전을 설명하자면 외부물질에 대해 신체가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면역반응을 보이는 경우라고 하겠다. 원래 콧물은 외부에서 침입한 먼지나 진드기, 화학물질 등을 배출시키고 코 점막의 건조를 막기 위한 신체의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알레르기 비염환자는 과다한 콧물의 배출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므로 통상적인 콧물 배출과는 경우가 다르다.
    보통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인 알러젠(allegen)을 찾아 원인물질을 피하는, 즉 회피요법(回避療法)에 주력한다. 주로 집먼지 진드기나 찬 공기, 동물의 털, 먼지, 꽃가루, 화학물질 등이 주원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은 쉽지 않거니와 환자의 무한한 인내를 요구한다.
    현대인은 도시를 떠나 공기 좋은 시골로 가서 살 수가 없는 처지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무수한 원인물질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것이 현대인의 운명이다. 때문에 항원과 대항해서 이길 수 있는 몸의상태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합리적이다.
    한방에서의 비염치료는 단순히 코만을 바라보지 않는다. 코와 연결된 장기인 폐의 기운을 튼튼히 하고 인체 면역력의 원천인 신장의 기운을 돋우는 방법을 쓴다. 주로 보폐(補肺), 보신(補腎)시키는 약을 쓰는 것이다. 이런 방법이 양방의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제제의 대증치료 보다 양약으로 인한 부작용은 적고 병의 근원적인 치료에 적합하다. 치료 초기에는 주로 따뜻하고 매운 성질을 가진 약재를 처방하여 폐의 찬 기운을 몰아내는 데 주력하고, 좀 안정이 되면 주로 보하는 방법으로 면역력을 키우는 데 치중한다.
    이런 유형의 질환은 무엇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육체적 과로를 피하고 푹 쉬는 것이 필요하다. 또 차고 습하고 오염된 공기에의 노출을 피하고 실내습도를 적당히 유지해야 한다. 만약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인자를 확인한 경우라면 유발 인자에 대한 노출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
    개인차가 심하긴 하지만 흔히 알레르기와 관련이 깊은 음식으로 알려진 밀가루, 돼지고기, 유제품, 튀김음식,당분 등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평소에 따뜻한 성질의 생강차나 양파나 파 달인 물도 도움이 되며, 둥굴레차나 녹차, 생수를 넉넉히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지적 활동을 줄이고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하여 몸의 체력을 튼튼히 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은 인체의 면역력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하겠다.
    윤성중·장수한의원 원장
    [세계일보] 2004-10-21 () 00 35면 판 1748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