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손발 저릴땐 꼭 원인 알아봐야
- 작성일2004/12/2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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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불청객' 증상별 대처법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손이나 발 등이 자꾸 저린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40대 이상 성인에게 손발저림이 찾아 오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혹시라도 중풍에 걸린 게 아닌가하고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하지만 중풍의 전조 증상으로 손발저림증이 오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액 순환 장애가 발생하기 쉽다. 인체내 혈관들이 수축되기 때문이다. 혈관 수축은 손과 발 끝으로의 혈액 공급을 차단, 결국 손발저림 증상을 일으킨다. 손발저림 현상은 특히 혈관조직 등이 노후해져 있는 중·장년층 이상의 사람들에게서 빈발한다.
◈“손발이 저리거나 화끈거려요”〓한의학에서는 손발저림을 비증(痺證)이라는 질환으로 분류한다. 즉 기혈(氣血)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관절 부위 등에 운동 장애나 감각 이상을 일으키는 병으로 보고 있다. 비증이 피부에 나타날 때는 주로 감각 장애를 일으키며, 근육이나 근골에 오면 관절통증 등의 운동 장애 증상을 보인다.
손발저림증은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발병한다. 가장 큰 원인은 혈액 장애, 즉 혈전으로 인해 체내의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과격한 운동이나 노동, 불량한 자세 등의 원인이 없는 상태에서 손발저림 증상이 계속될 경우 혈액 순환 장애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원인 질환의 감별에 신경 써야〓주요 성인병의 전조 증상으로 손발저림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 어떤 부위가 주로 저리냐에 따라 원인이 되는 질환도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질환 원인 감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손과 발이 동시에 저릴 경우 일단 ‘다발성 말초신경병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손과 발의 통증을 유발하는 병변이 뇌와 혈관이 아닌 말초신경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증상이 서서히 악화되며,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당뇨병은 다발성 말초신경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당뇨병으로 인한 저린 증상은 처음에 발가락이나 발바닥부터 나타나기 시작, 손가락과 손바닥 등으로 확산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오른쪽이나왼쪽 어느 한편에서 손발이 저리는 경우는 뇌질환인 뇌출혈, 뇌졸증, 뇌의 외상, 뇌종양, 뇌동맥경화 등이 원인이다. 팔과 다리 중 한곳만 저릴 때는 척추질환인 척수종양, 척수염, 디스크, 측만증 등을 의심해 봐야 한다.
중풍이나 고혈압, 관절염 등 만성질환의 합병증이나 오십견, 혈액 낭염 등 근골격계 질환도 손바닥과 팔목을 연결하는 신경을 눌러 손발저림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수근관 증후군과 같은 말초성 증상은 생리특성상 여성이나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많이 하는 직업 종사자, 기력이 쇠약한 노인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어떻게 치료하나〓발병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 따라서 전문의의 진단이 필수적이다. 한방에선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치법(治法)을 기본으로 삼아 침이나 뜸,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을 병행하고 있다.
찬 기운이 원인인 경우 따뜻하게 하는 치료법을 쓰고, 열 기운이 원인인 경우에는 차게 하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습담(濕痰)과 같은 불순물이 있으면 이를 제거하는 치료법을 쓴다.
몸이 허약한 경우엔 보법(補法)을 활용한다. 이때 반드시 병의 급성과 만성, 허실(虛實)을 구분해야 한다. 가령 초기이면서 몸 상태가 양호하면 따뜻한 약 위주로 기혈을 소통하는 처방을, 만성이면서 몸이 허약하면 따뜻하게 보(補)하는 처방을 한다는 것이다.
침 치료는 환자의 통증 부위를 진찰한 뒤 어깨, 목, 허리 부위 경혈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이다.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장점이 있다. 또 한약을 추출, 침 놓는 자리에 집중 주입하기 때문에 한약과 침의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몸이 허약한 경우 뜸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약물 요법은 약물로 신진대사를 바로 잡아주는 방법으로,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체질을 개선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 척추를 교정하는 치료법인 추나요법을 이용, 경추 또는 요추가 제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손발저림 증상을 없앨 수도 있다.
◈어떻게 예방할까〓환자 스스로가 과로를 피하고 적당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술과 담배도 끊는 게 좋다. 음식은 기름진 고기나 자극성 있는것을 피하고 채소류 등 섬유질이 풍부하고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도록 한다. 특히 저녁에는 과식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정신적 스트레스나 긴장도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그때 그때 풀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 몸을 찬 바람이나 찬 곳에 노출시키지 말고, 손발과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 운동은 하지 않아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하는 것도 혈액 순환 장애를 불러 올 수 있다. 따라서 수영과 같은 전신운동을 적당히 하는 게 좋다. 목을 많이 돌려주는 맨손 체조도 괜찮다.
〈도움말〓광동한방병원 한상균 침구과장(한의학 박사)〉
조철현기자 choch@munhwa.com
[문화일보] 2004-11-04 () 00 39면 판 2421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