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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보도

    [한방 돋보기]장마철 건강관리
    • 작성일2004/12/29 10:24
    • 조회 3,857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몸이 눅눅하고 무거워지는 느낌이 든다. 대기의 높은 습도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 여섯 가지 기후요소를 질병의 중요한 원인으로 본다. 이것이 어느 기준을 넘게 되면 질병의 요소로 작용한다. 이를 한방에서는 여섯 가지의 나쁜 기운이라 하여 ‘육음(六淫)’이라고 부른다. 이 중에 장마철의 병은 습한 기운이 문제되는 경우가 많다.
    얼핏 원시적인 분류체계 같지만 실제 기후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듯 사람에게도 똑같은 영향을 미친다. 다만 현대인은 문명사회 속에서 그 영향을 덜 받으며 살고 있을 뿐이다.
    장마철의 습기가 과도하여 우리 몸에서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면 나쁜 습기 즉, ‘습사(濕邪)’에 노출되었다고 한다. 비를 맞아 몸이 오싹한 느낌이 들거나, 장마철 산 속이나 강가에서 습한 바람을 오래 맞는 것도 습사에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바로 장마철 감기가 이러한 습사로 인한 경우가 많다. 이를 ‘습병(濕病)’이라고 하기도 한다. 습병은 꼭 기후 탓만은 아니다. 찬 음료나 과일, 기름진 음식을 과다 섭취해도 습병에 걸린다.
    음양으로 볼 때, 습사는 음(陰)의 성질을 띠므로 우리 몸의 동력원인 양(陽)의 기운을 소모시키고, 기의 흐름을 더디게 하는 특징이 있다. 또 무겁고 탁한 성질이 있기 때문에 습사에 의해 병이 생기면 얼굴이나 손발이 붓고, 솜이 물에 젖은 것처럼 몸이 무겁고 팔다리가 나른해진다. 혹은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한다. 음식을 자칫 잘못 먹으면 묽은 설사를 하게 되고, 소변의 양도 적고 맑지 못하다.
    관절염 같은 만성통증이 있는 사람이나 평소에 허리가 아픈 사람들은 장마철 내내 통증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이런 통증은 습한 날씨 때 악화된다. 실제 날씨가 흐리면 전신이 쑤신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것은 낮은 대기압으로 몸의 혈액순환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은 비가 잦은 여름철에는 열기와 습기가 합해진 상태가 되는데, 이를 ‘습열(濕熱)’이라고 부른다. 습열은 부위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다. 머리 쪽으로 습열이 상승하면 머리가 많이 빠지고 머리가 무겁고 맑지 못하며 무엇을 뒤집어 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복부에 있으면 냄새가 심한 트림을 하고 음식을 토하기도 한다. 여자 생식기에 습열이 있으면 트리코모나스나 캔디다 균의 활동이 왕성해지고 누런 대하가 생긴다.
    이러한 습병을 막으려면 비록 여름철이지만 틈틈이 집안을 난방해서 습기를 제거하고, 침구류를 뽀송뽀송하게 해야 한다. 또 가벼운 운동으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야 한다. 운동을 통해 약간의 발한을 시키고 소변이 시원하게 나가게 해야 신체의 수분대사가 원활해지고 세포의 수분조절능력이 복구되어 몸이 가벼워진다. 찬 녹차나 우유보다는 따뜻한 생강차나 차조기 잎으로 달인 차가 습한 기운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여름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에너지 소모가 많다. 적절한 식사와 규칙적인 생활로 기후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밥맛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어 몸이 나른하다면 몸의 과다한 습기를 쫓아내는 몇 가지 한약을 쓰면 늘어진 위장기능을 정상화시키고, 기력을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물도 한참 자라는 여름철에 비료를 집중적으로 주듯, 사람에게도 여름에 적당한 한약을 쓰면 무더위를 쉽게 이길 수 있다.
    윤성중·장수한의원 원장
    [세계일보] 2004-07-15 () 00 35면 판 1667자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