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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보도

    <오재근교수의 스포츠와 한방>여름엔 `더운 것` 먹어야 내장보호..
    • 작성일2004/12/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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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재근교수의 스포츠와 한방>여름엔 `더운 것` 먹어야 내장보호...

    지금은 거의 없어졌지만 그 옛날 동네 전체에 마실 물을 제공해 주던 우물물의 온도는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여 그 차이가 늘 신기하기만 했다. 한의학을 배우면서 이 온도차의 비유에 익숙해지게 된 것은 입에서부터 출발해서 항문에 이르는 내장의 온도가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면서 여러 가지 증상을 나타낸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흔히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평소 속이 비어 있어 유강장기(有腔臟器)로 불리는 위, 소장, 대장, 방광 등은 물과 음식물의 통로 역할을 하게 되는데 바깥 온도와 인체의 활동상황에 따라 반응하는 몸 안쪽에 있는 민감한 감각기(internal receptor)이기도 하다.
    운동선수들의 경우 준비운동을 마쳤거나 본격적으로 경기를 시작하면서 이 내장의 온도(core temperature)가 상승하게 되면 뇌의 시상하부가 온도를 감지하여 땀을 배출하게 됨으로써 체온이 조절된다. 많은 땀을 배출해서도 그렇겠지만 열로 인한 내장의 체액 상실로 몸은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 상황이 된다. 운동선수들에게 갈증과 상관없이 경기 전이든 경기 후든 자주 소량의 물을 마실 것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이 내장에 맞지 않는 음식이나 과량의 음식 또는 독성을 가진 음식이 몸 안에 들어왔을 때 이를 즉각적으로 위나 아래로 내보내는 통로가 되어 몸을 보호하게 된다. 흔히 과식을 하였거나 부패한 음식을 먹었을 때 구토나 설사를 하게 되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잘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과식이나 변질된 음식이 아니더라도 여름철에 찬 음식을 먹거나 배를 차게만 해도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여름철 경기를 앞두고 스트레스에 민감해진 상황에서는 내장도 예민해지게 된다. 게다가 무조건 덥다고 찬 물만 마시고, 찬 음식만 먹고, 에어컨을 마구 틀어놓고 잔다면 더욱 내장은 차고 민감하게 되어 항상 일정해야 할 온도 조절을 위해 요란하게 반응하게 된다. 여름철에는 즐겁고 밝은 생각을 많이 하고 더운 날씨임에도 따뜻한 삼계탕을 즐겨 먹거나 냉면처럼 찬 음식에도 겨자처럼 따뜻한 성질의 향신료를 넣어 먹거나 밤에 배는 꼭 덮고 자라시던 어른들 말씀은 새겨들을 만 하다.
    한국체대교수·한의학박사 ojk88@netian.com
    [문화일보] 2004-07-28 () 00 20면 판 1093자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