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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보도

    서부신문 - 마음 속 응어리, 홧병
    • 작성일2011/01/17 15:56
    • 조회 4,044

    홧병의 개념
    예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火病이란 말을 많이 써오고 있는데, 이것은 한의학의 정식명칭은 아니면서도 마치 하나의 병명처럼 통용되고 있다. 사람이 성을 내거나 노여워할 때 火를 낸다고 하는 것은, 즉 화의 양상을 보인다는 뜻이다. 화가 날 때 氣가 逆上하여 불이 위로 타오르는 것처럼 가슴이나 그 윗 부분 즉 얼굴 머리 부분까지 뻗치는 양상이 대표적이며, 이를 제 때에 제대로 풀지 못하고 오랜 기간 마음에 쌓아두게 되면 逆上한 氣가 순환되지 않고 병적인 증상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근래에는 서양의학에서도 홧병의 개념을 인정하여 DSM-IV에서는 홧병(hwa-byung)으로 표기하며, 한국 민속 증후군이라 규정하였다. 영어로는 분노증후군(anger syndrome)으로 번역되며, 분노의 억제로 인해서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홧병이 나타나는 이유
    누구나 화나는 일을 당했을 때에는 화를 내게 되는데,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불그락푸르락하고, 분한 생각이 들고 하는 것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정상적인 생리반응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가라앉는다. 그러나 화나는 일이 수없이 반복되거나, 화가 극도에 달하거나, 분한 마음이 오래 동안 지속된다거나하면 감정이 지나치게 억제되면서 표현은 못하고, 풀지도 않고 하면서 마음에 응어리가 생기면 이 때 병이 되는 것이다. 즉 그 때의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병이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하는 것이 홧병이다.

    홧병의 원인
    배우자(남편)를 중심으로 한 가족 내의 갈등이 가장 많다. 남편이나 시부모, 자녀 등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장기적인 정신적 고통이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화병을 비롯한 많은 신경증들이 여성에게서 더 많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주로 50-60대의 여성에게서 많이 보이는데, 30대, 40대의 여성에게서도 홧병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성인이 되어서나 결혼 후에도 발산의 기회가 적은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 에, 홧병은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되는 것이다.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화병이 생길 확률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발산의 기회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긴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화를 풀지 못하는 부분도 있으리라고 볼 수 있다. 술을 마신다거나 하여 화를 삭인다고는 하지만, 성격적인 문제를 떠나 진정으로 속에 있는 심정을 어느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는 더 많을 것이다.

    홧병의 증상
    화가 나는 일을 당했을 때 화기는 주로 가슴 위쪽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가슴에 열감을 느끼면서 답답하고, 입이 마르고, 그래서 냉수를 찾게 되기도 한다. 머리 쪽으로도 열기가 치밀어 오르면 후끈거리고 아프고 창문을 열거나 부채질도 한다. 눕자니 답답하여 자꾸 일어나고, 앉아 있자니 마찬가지로 안절부절, 잠을 자려해도 가슴이 벌렁거리고 이러다 보면 또 나머지 증상들이 생기곤 하여 잠도 제대로 못잔다. 이상의 증상들은 급성기일수록 심하게 나타나고, 이런 상태가 더했다 덜했다 하면서 세월이 오래 흐르다보면 점점 입맛도 잃고, 소화도 안되고, 매사에 의욕도 없어지고 하는 등 만성화하면 우울증의 경향을 보이는 수가 많다.

    홧병의 치료
    "지금은 신경 쓰는 일도 없는데 왜 이런 병이 생기나요?"하고 묻는 환자분들이 있다. 이것은 무의식에 억압된 것이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즉 원인제공자는 없어졌다고 하여도, 마음 속의 응어리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치료가 쉽지 않지만, 못 고칠 병도 아니다. 다만 오랜 세월 동안에 걸쳐서 단단하게 형성된 것이므로,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원인을 찾아서 그 원인을 없앨 수 있다면 제일 쉽겠지만, 현실적으로 원인을 제거한다는 것은 대부분이 불가능하다. 고부갈등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따로 살수 없는 노릇이고, 부부간의 갈등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별거나 이혼을 할 수는 없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자신을 뒤돌아보는 것이다. 억울하다거나 화가 난다거나 하는 것은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이 많다. 그러므로 욕심을 줄이는 것이 홧병의 예방에 있어서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쌓이는 화를 어떻게 푸느냐 하는 것이다. 혹자는 술이나 담배 등의 건강을 해치는 방법으로 풀려고 하는데, 이는 좋지 않은 방법이다. 이러한 에너지를 긍정적인 행동으로 바꾸어 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가 있을 때는 가까운 이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완효과가 생길 수 있고,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을 통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320-7901
    (동서한방병원 연구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