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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보도

    [한방 돋보기]마가목
    • 작성일2004/12/29 10:33
    • 조회 4,510

    [한방 돋보기]마가목

    저번 주 일요일에 5년 만에 설악산 산행을 갔다. 늘 가기는 하지만 정상으로 향하기는 오랜만이다. 이번 주에는 5만명 이상이 찾을 것이라고 하니, 역시 설악산은 우리나라의 명산이다.
    오색에서 설악 폭포를 넘어서서 올라가다 보니 붉은 색깔의 열매들이 한꺼번에 들어온다. 마가목이다. 1998년 가을에 보았으니, 꼭 6년 만이다. 마가목은 장미과로 이른 봄철 눈이 트려 할 때의 모습이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솟아오른다고 해서 한자로는 馬牙木이라고 한다. 설악산 마가목은 매년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다. 3년 정도를 주기로 해서 열매가 열리는데, 가을에 단풍과 경쟁이라도 하듯 붉은 열매를 매달고 자랑을 한다.
    마가목은 한의학에서는 호흡기 질환과 중풍 질환, 관절 질환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목이 쉬거나 소리가 제대로 안 나올 때, 목에 가래가 끼었을 때, 기침·천식을 할 때 마가목 열매를 차로 달여서 먹거나 가루 내어 물에 타서 먹으면 효과가 매우 좋다. 가수나 선생님처럼 목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마가목 열매가 좋은 약이다.북한에서는 마가목 열매로 기침과 기관지 질환을 치료하는 약 ‘마가목산’을 만들어 시판하고 있으며 마가목 술도 꽤 널리 알려져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 중풍 등 한의학적 풍(風) 질환에 좋다. 몇 해 전에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서 돌아가신 김성술 할아버지는 침과 약으로 못 고치는 병이 없다고 할 만큼 많은 난치병자를 고친 분인데, 젊었을 적에는 마가목으로 어떤 중풍이든지 고칠 수 있었다고 했다. 마가목으로 약술과 약엿을 만들어서 먹으면 몹시 심한 중풍이라도 반드시 낫는다는 것이다. 조선조의 명의 이경화는 ‘광제비급(廣濟秘級)’이라는 책에서 마가목으로 술을 담가서 먹으면 서른여섯 가지 중풍을 모두 고칠 수 있다고 하였다. 또 마가목은 장미과 열매인 사과 배가 그러하듯, 몸에 진액을 만들어 주어 괴혈병, 당뇨, 여름철 갈증을 이길 수 있게 하며 변비에도 좋고, 고혈압에도 효과가 있다. 이는 내 몸 속의 진액을 갈무리한다는 의미다.
    마가목은 그 열매를 술에 넣어 마가목주로 담가 먹는 것이 좋은데, 특히 관절염인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약효는 둘째 치고, 술맛은 정말 일품이다. 한번 마셔본 사람이라면 그 맛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열매를 말려서 차로 달여 먹어도 되는데, 약간 매운 듯하면서도 산뜻한 향이 일품이다. 그 줄기 껍질 또한 효능은 열매와 같다.
    최철한·천지인한의원 원장(www.chonjiin.co.kr)
    [세계일보] 2004-10-14 () 00 35면 판 1216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