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쌍둥이아빠 이종훈의 한방육아]밤에 잘 놀라 우는 아이에겐 포룡환을
- 작성일2004/12/2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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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아빠 이종훈의 한방육아]밤에 잘 놀라 우는 아이에겐 포룡환을
아직도 예준이는 자다가 운다.
요즘은 금방 달래지지만 돌 전의 예준이는 정말 대단했다.
하룻밤에도 서너 번씩 깨어 울어댔고 달래지지도 않았다.
아이를 키워본 엄마라면 누구나 한두 번 야제증(夜啼症) 때문에 속이 썩는다.
야제증은 말 그대로 ‘밤에 잘 우는 병’이다.
신생아 시기부터 세 돌 사이 아이들에게서 잘 나타난다.
한의학에서는 야제사증(夜啼四症)이라고 해서 그 원인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눈다.
우선 심열(心熱)로 속에 열이 많은 아이들에게 야제증이 잘 나타난다.
이 경우엔 땀이 많고 소변 색깔이 짙다.
둘째는 비한(脾寒)이다.
비위가 차서 소화기의 기능이 떨어질 때 아이들은 새벽에 깨어나 운다.
세 번째는 구창중설(口瘡重舌)로 입안에 염증이 있어서 우는 경우이다.
마지막은 객오(客悟).
아이가 깜짝깜짝 놀라면서 우는 경우다.
이런 아이들의 특징은 낮에는 거짓말처럼 말짱하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가 밤에 운다고 해서 모두 치료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야제증이 심해지면 아이뿐 아니라 엄마, 아빠도 수면 부족으로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진다.
그 스트레스가 아이들에게 그대로 넘겨지면서 일종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우선 아기가 밤에 잠을 잘 자도록 치료하는 수밖에 없다.
심열의 경우에는 대개 도적강기탕과 같이 속열을 풀어주는 처방을 쓰고, 비한의 경우에는 이중탕처럼 비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처방을 쓴다.
입에 염증이 있을 때는 염증 치료를 먼저 한다.
잘 놀라는 증상이 동반되는 객오의 경우에는 포룡환을 쓰게 된다.
예준이의 야제증이 심하던 지난 여름에는 밤마다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숨넘어 갈 듯 울던 녀석도 밖에만 나가면 훨씬 잘 달래져서 안 나갈 수가 없었다.
결국은 도적강기탕과 포룡환을 한참 쓰고 나서야 좀 잡혔다.
요즘은 예준이나 우리 부부 모두 단잠을 자는 편이다.
목동함소아한의원 원장
[조선일보] 2004-10-20 () 00 59면 판 906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