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한의사 한충희의 내몸은 내가 고친다> 고전속 건강관리법/ (1) 좌식 십이단금법
- 작성일2004/12/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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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한충희의 내몸은 내가 고친다> 고전속 건강관리법/ (1) 좌식 십이단금법
옛사람들의 지혜는 현대의 과학문명도 쫓아가지 못할 만큼 깊이 있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 중에 하나가 한의학 속에 나타난 건강관리법이다. 이를 양생(養生)이라고 하는데, 그 안에는 생활하면서 범하지 말아야 할 규칙, 즉 수동적인 성질을 띠는 것과 능동적으로 실행해서 건강을 찾아가는 적극적인 방법론의 성격을 띠는 두 부류로 나눠볼 수 있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고전 속에 나타난 적극적인 양생법을 직접 실행할 수 있도록 설명과 함께 안내하고자 한다.
먼저 소개할 것은 단금법(段錦法)이다. 단금법 앞에는 ‘8 단법’이나 ‘12 단금법’처럼 숫자가 붙게 되는데, ‘단금’이라는 말이 비단 조각을 뜻하는 것으로, 말하자면 여덟 조각의 비단, 열 두 조각의 비단처럼 귀한 건강관리법이라는 뜻이다.
팔단금은 송(宋)나라 때 처음 소개되는 문헌이 나오며 전해져 오면서 남북(南北) 두 갈래로 종류가 나뉘었다. 북쪽에서 내려온 것은 악비(岳飛)라는 이름을 쓴 이가 전하며, 역동적인 움직임을 위주로 한 ‘무식’(武式) 팔단금이다.
남쪽에서 이어져온 ‘문식’(文式) 팔단금은 양세창(梁世昌)이라는 이가 전한 것으로 기록돼 있으며, 쉽고 부드러운 동작으로 서서 진행하는 입식(立式) 팔단금, 앉아서 진행하는 좌식(坐式)팔단금이 있다. 또 좌식팔단금은 12단금법, 16단금법 등 여러 종류로 전해지고 있다.
독자와 함께 익힐 방법은 좌식 십이단금법이다. 이 방법은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진행하고, 취침 전에 하루를 정리하면서 진행해도 좋다.
좌식(座式) 십이단금법(十二段錦法)
①눈을 감고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앉아서, 두 손을 꼭 잡고 생각과 정신을 고요히 한다. 앉은 자세는 가능하면 가부좌(양무릎을 굽히고 발을 엇갈리게 접어 앉는 방법)를 하고, 여의치 않으면 양반다리를 한다. 두 손은 양 무릎 위에 올려놓으며 네 손가락으로 엄지손가락을 감싸듯이 하여서 꼭 쥔다.(閉目冥心坐, 握固靜思神)
고요한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정신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마음으로 제대로 시작하는 것이다. 엄지를 안으로 하여 손을 꼭 말아쥐는 것은 삿된 병마(病魔)가 우리 몸 속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정신을 단단히 하고자 다짐하는 것이다.
②위아래 치아를 마주 두드리기를 36회 반복하는데 딱딱 소리가 나도록 한다. 두 손으로 깍지를 끼어서 뒤통수를 감싸 안는다.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면서 깍지로 뒤통수를 조여주기를 12회 한다. (叩齒三十六, 兩手抱崑崙)
우리의 몸은 생각보다 쉽게 변화한다. 수면을 취하는 동안 의식만 이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장부와 몸의 각 조직도 이완된다. 잠에서 깨어도 몸은 아직 덜 깬 것이다. 준비없이 운동하는 것은 몸을 배려하지 못한 것이다. 치아를 부딪칠 때 굉장한 압력이 발생하여 두뇌까지 자극이 전달되며 정신이 쉽게 깨어나고 맑아진다. 이것을 고치집신법(叩齒集神法:이를 두드려 정신을 모으는 법)이라고 한다. 치아건강법으로도 좋다.
뒤통수는 인체 후면의 흐름이 전면으로 넘어서는 변곡점이다. 이 부위의 흐름이 원활하느냐 여부가 건강의 한 잣대가 된다.
차서메디칼한의원 원장
[문화일보] 2004-11-12 (정보통신/과학) 기획.연재 28면 03판 1521자